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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19.10 뮌헨, 슈필아트 페스티벌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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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19.10 뮌헨, 슈필아트 페스티벌

Time Fold 2019. 10. 26. 06:38

1. Faustin Lineyakula, Banataba

뉴욕 메트로폴리탄뮤지엄 수장고에 쳐박혀 있는 한 콩고 조각상을 보고, 그것이 자신의 엄마 부족 것임을 깨닫고 해당 지역인 바나타바까지 엄마랑 여행하는 내용이다. 다른 것은 다 차치하고, 피식민지 출신 사람이 과거 식민주의자들 앞에서 식민주의에 관해 이야기 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불편함이 다 녹아 있었다. 한쪽은 마음껏 self-victimizing 할 수 있으니 좋고, 다른 한쪽은 마음껏 반성하고 자책하며 self-salvation 할 수 있으니 서로에게는 윈윈일지 모르나, 그 누구도 과거의 망령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느낌이었다. 더불어 흑인종에 관한 모든 스테레오타입(노래를 잘한다, 흥이 많다, 춤을 잘춘다, 근육이 빵빵하다, 동네에 더럽고 불쌍한 아기들이 많다)을 모두 재확인 시켜주니 한쪽은 인종주의 기반의 정체성을  다시금 공고히 해서 좋고, 다른 한쪽은 자신이 알고 있던 바를 모두 확인 받았으니 만족스러웠을 것이다. 그 짝짜꿍에서 벗어나 있는 사람만 괴로운 공연인가. 한 편의 긴 유니세프 광고를 본 기분이다. 

 

2. Nature Theater of Oklahoma, No President

이 세상 모든 예술가들이 극장의 제4의 벽, 즉 프로시니엄 커튼을 지키는 가드 알바를 한다는 설정이다. MC 같은 사람이 해설을 이끌어가고 나머지는 어수선하고 조악한 발레 동작으로 장장 두 시간 반이나 그 이야기를 구현하는데, 쉴틈없이 재밌다. 한 보안업체의 한낱 직원이던 조지가 이러저러한 역경을 지나 그 회사의 프레지던트까지 되었다가 모두를 죽이고 절친인 마이키와 살아남는다는, 말도 안되는, trashy한 이야기 전개인데 그 안에 무엇을 수호하기 위함인지 모를 예술의 권위, 폭력, 그 카니발리즘적인 잔혹성에 대한 풍자가 고스란히 녹아있었다. 아델의 Somone Like You로 대변되는 대중문화와, 발레로 대변되는 소위 고급예술이 미국식 B급 영화의 터무니없는 미학으로 역전된다. 오늘날 재현을 비껴가려는 수도 없이 많은 시도 가운데 독보적으로 가볍고 유쾌한, 하지만 누구보다 영리한 전략을 발견할 수 있다. 악마와 악령과 천사와 예수와 교회가 시도때도 없이 등장하며 주는 신성모독의 쾌감! 그리고 결국 이유도 모른채 그토록 수호하던 그 커튼이 열렸을 때의 전복적 해방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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